머리가 더부룩하니 ..
마치 너무 껍데기를 다 까놓은 채로 있는듯
그동안 방에 죽치고 거의 나가다니질 않았더니
얼굴 껍데기가 많이 엷어진가 보다.
그대로 얼굴에 강력한 나자신을 드러내고 있더군.
남들 불편하게시리
마치 옷을 안입고 벌거벗고 있는듯 하다는 말이지.
빛을 잃지 않고 숨기는 법을 알았다면 보다 살기가 수월해졌을텐데.
라면 하나 남았다. 담배는 없고.
일을 나갔다가 들어왔다.
굶고 싶어서(였던거 같다.= 이부분은 나도 정확히 모른다.그저 추정할수 있을뿐 - 이 얘기는 이미 많이 했는데 자기가 자기맘 모르는데 정상이고
안다고 생각하는게 틀려먹은 생각이라는거-)
생리적 사회적으로 처지가 궁핍해져야
더 살아있음이 또렷해지고 생생해지더군.. 늘 꼭.
모르겠다 어찌될라는지.
서른 한 셋쯤되면 죽을라고 그랬었는데
굳이 그러고 싶은 마음도 엷어지는듯하다.
그 마음은 어떤 절망에 대한 자위수단이었던것도 같고..
왜 꼭 '절망 또는 희망의 문맥'에서만 놀아야 한다는 거냐.
대개 나를 포함한 어리석은 정신머리들은
은근히 돗자리 깔아놓으면 그게 전부인줄 알곤 하지.
'믿을것인가 말것인가'라던가..등등의
여러가지 어리석은 벙거지춤 추도록 만드는 돗자리가 많지.
업이란게 그런거지.
비록 지금 내가 그동안의 삶의 과정속에서 자위목적으로 이루어놓은
절망의 축적이 어리석음이라고 말하였지만
그렇다고 그 축적된 에너지가 모두 흩어져 버리진 않았다.
이제야 간파해낸거고 아직
그 에너지를 모두 흩어버리기엔 자각(각성)이 미약하지.
하지만
햇볕아래서 곰팡이 사그라들듯
그렇게 어리석음의 결과물인 에너지는 말라버리겠지.
햇볕이 계속 지속된다면..말이지.
업이란건 마치 그런것과도 같지.
지금 70대이상 나이먹은 노인네들 대부분이
어릴적 주어들은대로를 머리에 꽉 잡고 살지.
비판적 이성능력이 미약하거든.
그런 사람들에게는 어떤 말을 주어듣게 되는가가
그사람의 인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수도 있지.
그런데 비판적 이성능력이 발달한 사람한테는
별 대단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겠지.
또 업이라는 건 그런거지..
축적된 행동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