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가장 오래된 친구는.. [1] | sari | 2003/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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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꿉친구가 있다. 아마도 어릴적에 집이 가까웠나보다. 나이 한살 더먹은 계집애다. 지금은 아마도 시집가서 애엄마일테지 . 그 아이가 중고등학교때 쓰고있던 얼굴은 기억이 난다. 성질나면 정말 무서운 애였는데 국민학교 5학년때이후로 성질부리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 그 계집아이 이후에 만나서 사귀게된 친구가 있다. 아마도 일고여덟살쯤부터 같이 놀게 되었을테다. 사내아이다. 굉장히 가깝게 지내던 친구였다. 내가 세상을 등지기 전까지는.. 지금은 만나지 않는다. 가는길이 엇갈리니까. -------- 그 사내아이는 내게 그 성격으로 기억이 된다. 세상에 나타내는 성격이 아니고 그보다 더 깊이 자리잡고 있는 어릴적 모습을 말하는 것이다. 뭐 누구나 어릴적부터 알고지낸 친구가 있다면 이해할수 있는 얘기다. 여기까지는.. 그런데 그 계집아이는 내게 기억되는 모습이 없다. 모습으로 기억되어 그 계집아이를 특정할만한 껀덕지가 없다. 물론 중고등학교때 모습은 기억된다. 하지만 나는 그보다 훨씬더 오래된 친구였기때문에 그 중고등학교때 모습으로 그 친구를 기억하고있지 않다. 위에 사내아이에 대해 기억하는 오래된 모습에 대응하는 그런게 없다. 내가 까먹어서 그런게 아니고 원래부터 그.런.식.으.로 파악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사람을 볼때 그 성격이나 인격이 먼저 보였다는 것은 거기 어떤 장애가 있기 때문이다. 어떤 결함이나 부자연스러움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얘기는 어릴적에 의식?이 거의 온전함을 간직하고 있을때의 얘기다. 사람이 사람인 바는 그 성격이 아니고 하물며 그 재산이나 사회적 지위도 아니고 그 육신이 잘나고 못나고도 아니고 ..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다. 도대체 그당시에 나는 사람이 사람인바를 무엇으로 보고있었는지. 그러니까 그 사내아이친구는 첨부터 나하고 맘이 짝 들어맞는 게 아니었다. 약간 안맞거나 또는 이해불가능한 그런 부분이 있었고 그만큼 인터벌이 생겼고 그 인터벌로 인해 그 친구는 내게 그 성격으로 기억되어 특정되게 되었던 거다. -------------- 중고등학교때는 "나는 뭔가"하는 실존적 회의로 엄청 고민하고 지랄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런거였구나 싶다. "언어와 개념 사고" 이 짓거리에 서툴렀던거 였던 거다. 쌍절곤 돌리는게 서툴면 돌리다가 자기가 맞는다. 중학생때 그거 연습하다가 많이 얻어맞았다. "언어와 개념 사고"는 본래 나 자신에게서 파생된 것이 아니고 줏어온거다. 세상에서.. 지금도 기억난다. 중학교 2학년때 어느 시골화장실에 갔는데 책이 있길래 열어보니까 유물론 어쩌구 어쩌구 이런 얘기가 나왔다. 글자는 전부 한글이었는데 도대체 뭔소린지 알아먹질 못하겠더군. 그냥 그런가부다 할뿐. 지금생각해보니 유물론을 비판하는 반공서적이 아니었나 싶다. "언어와 개념 사고"에 엄청 미숙했던 거다. ---------------- "언어와 개념 사고"의 최면이랄까. 나도 완전히 그 기운이 풀린건 아니다. 우리엄마는 문맹이었는데 나는 아직 그 사람만큼 사물과 현상을 제대로 보는 사람을 별로 만나지 못했다.문맹이 아닌사람들 중에서... "언어와 개념 사고"에 젖어들어서 그 최면을 벗어난 사람을 거의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도대체 그럼 그 성격으로 기억되지 않는다는게 무신 소리냐? 나 자신의 다른 현신으로 본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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