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7 조회:11 날짜:2004/04/18 10:25
.. 집중..
집중을 해서 그걸 붙잡는게 아니라
집중을 해서 그곳 밖으로 나가지 않게 하는거더라구요.
기억이 스물스물 아스라해지는걸 막고
마음이 다른데로 새는걸 막고 할라고
뭐 결국은 비슷하기도 하지만
조금은 다른거죠.
기존에 집중이란 어휘가 뜻하는 거와는..
붙잡는게 집중의 그 대상이 아니고
자기 마음인거에요.
다른데로 샐려는 마음.. 약해지는 마음.. 한눈팔려는 마음..
어제 가까운 대학교 교정에서 아마도 진달래일듯한 (여태 진달래하고 철쭉을 구분못하는.. ㅡ.ㅡ')..
꽃이 보라색 흰색 오렌지색.. 피어있더군요.
그거보다가 머리에 점등되듯
지금도 그런데
소리가 났습니다.
평소보다 조금 더 크게 났습니다.
그래서 그 소리를 오래도록 끌어볼라고 하다가
집중이란게 그러하다는걸 보게 되었습니다.
이 소리가 뭔지는 몰라도
여튼 나쁜거는 아닙니다.
이와 관련되어서는 얘기하기는 힘들지만
뭔가 어떤 신비체험도 있었구요.
그러니 이 소리가 뭔가 나쁜거라는 어떤 증거를 들이대더라도
저한테는 조까라입니다.
칭하이무상사가 말하는 관음명상의 그 관음이 아마 이 소리를 지칭하는거 같다는
생각도 합니다만 아니라도 상관 없습니다.
컴터 하드돌아가는 소리 누가 말하는걸 어디서 봤는데
그거하고 비슷한 소립니다.
그니까 집중이란게
뭔가를 강하게 붙잡는 그런게 아니고
잡는다고 느낌이나 생각이 잡히는 것도 아니구요.
잡는게 아니라
잡혔을때 지키는거랄까요.
실제로는 자기 자신을 잡는겁니다.
그 생각이나 느낌밖의 다른데로 새는걸 차단하면서
...
+++++++++
덧붙여..
좀 다른 얘기가 될라는지는 몰라도.
지성도 감각이라고 많이 얘기했었구요.
감수작용이라는 거죠.
촉각이나 미각처럼 수동적인..
지각되는 대상이 따로 있구요.
그 대상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또 따로 있군요..
얼마나 큰 일로 받아들이느냐 하는거.
확실히 저만해도
기억나는게 칠팔년 전인데
지금 생각하면 별것도 아닌 그런 앎을 그때는 정말 많이 크게 받아들였습니다.
환희가 엄청났습니다.
이른바 공부하는 재미죠.
법열 이란 말도 비슷한 거 같구요.
가치지향은 점점
변해갑니다.
공부가 진척될수록에
보다 개인적인 쪽으로 보다 진실한 쪽으로
보다 추상적인 쪽으로..
그니까
첨에는 알음알이처럼
남한테 내놓고 자랑하기 좋은 그런게 느는게 젤 좋다가
점차 외부적으로는 드러나지도 잘 않는
어떤 체득의 깊이 같은거.. 그런쪽으로 가치지향이 바뀌더란 말이죠.
근데 이게 저절로 되는건지
뭔가 어떤 계기를 만나서 변하게 되는건지는
잘 모릅니다.
말뿐이 아니라
진짜로 이게 좀더 진행된 그게
바로 진짜로 공부가 익은 정도일겁니다.
진실한게 딱 좋습니다.
유치하면 유치한대로
과묵하면 과묵한대로..
자기 지금의 솔직한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는게 젤로 좋습니다.
유치한 생각으로 그득하면서
겉으로만 점잖은 양 체면차리느라고 허송세월합니다.
허송세월은 커녕 더 나락으로 안떨어지면 다행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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