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하다
번호:1 조회:16 날짜:2004/04/14 20:40
.. 문득 생각하니 애매하다
내가 머 지성으로 왔네 어쩌네.. 그런 소릴 했었는데
생각해보니 그것도 그게 아닌갑다.
인식의 길로 왔다고 생각했었다는 말이지.
내 자신이.
그러니 인식의 길로 가서도 누구나
... 여튼.
그렇게 생각했던건데.
영가스님의 증도가라나..
어디서 그걸 읽다가
그게 그게 아닌갑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 영가스님의 증도가 -----
근본만 얻을 뿐 끝은 근심치 말지니
마치 깨끗한 유리가 보배달을 품은듯
말법을 한탄하며 시세를 탓하노니
중생이 박복하여 제어하기 힘드네
성인이 가신 지 오래고 사견이 깊어짐이여
마는 강하고 법은 약해 원망이 많네
여래 말씀 돈교문 듣고 나서는
없애고 부수지 못한 것 한이었다네
지음은 마음에 있으나 재앙은 몸으로 받나니
모름지기 사람을 원망하고 허물치 말지어다
무간업을 자초하지 않으려거든
여래의 정법륜을 헐뜯지 마라
내 어릴 때부터 학문을 쌓아
일찍이 경론 찾고 이론을 따졌네
이름과 모양 분별함을 쉴 줄모르고
바다 속에 모래를 헤아리듯
헛되이 스스로 피곤 하였도다
여래의 아픈 질책 받고 보니
남의 보배 세어서 무슨 이익되리
--------- 영가스님의 증도가 끝------ |
걍 어느길로 갔던간에
나름대로 어느정도 바르게 가니까
자연스레 다다르게 되었던거 같애.
붓다들의 가르침 등등에..
최초의 비약시점이 어스름하게 기억나.
언제였을까는 모르겠는데
그때의 상황.
뭔가 친구가 설명할라고 버벅대고 있었고
흥부와 놀부를 예로 들어서
그것은 흥부의 잘못도 놀부의 잘못도 아니고
흥부가 잘한것도 놀부가 잘한것도 아니고..
잘 기억은 안나는데 대충 이 비슷한 얘기 아니었을까하고 추정되는 얘길
하면서 터득하게 되었었던 거.
어떤 논리성.합리성의 틀밖으로의 최초의 한걸음 이었다고 할 수 있을듯.
그니까 무협지 스타일로 말하면
조금씩은 어떤 기연이 있었던거야.
정말 순수하게 논리성이라는 탱크로 밀고 올라온게 아니었던거야.
뭐 또 그런거 같다고 말하니까
꼭 그런거 같지만도 않고 그러네.
뭐 조금 탱크로 밀고 올라왔다고 할수도 있지.
헬기타고 온 사람이나 비행기타고 온 사람들에 비해서는
같은 곳에 서있더라도 뭔가 좀 자부심이 있었던거지.
그런데 거까지 온몸으로 기어서 온 사람도 있을테지.
졸라리 하이어한 의식상태에 있을적에는
그렇게도 생각했더랬지.
어떤 명상의 경지를 체험하거나 어떤 높은 의식상태를 경험하거나
따위는 그 자체로는 좃도 아니다.
무얼로 거까지 다다랐냐 하는게 뭔가 그게 게임인거다.
온몸으로 기어서 거까지 갔으면 그게 일등인거고
비행기타고 온 사람은 완주한 사람들 중에서는 꼴찌인거지.
얘기했던거지만
이제 얘기했던건데... 하는 이 말은 안쓸라고 지난 얘기는 지워버릴거니까.
어떤 의식상태일때
그렇게 말한적도 있지. 친구한테
여기(차안)에서 거기(피안)로 구멍을 뚫는게 아니고
정반대로 거기(피안)서 이리로 구멍을 뚫는거다.
구멍을 뚫다가 밧데리가 다 되면
스물스물 기어 들어오는거다.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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