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미친개 한텐 몽둥이가 약....ㅋㅋㅋ
번호:503 글쓴이: 사리
조회:26 날짜:2004/04/01 21:44
.. 옛날 시골서 살던 사람이면
뭐 꼭 시골이 아니라도
선배한테 맞아본 경험은 다들 있을겁니다.
정말 가장 큰 충격..은 전기적 충격으로 옵니다.
살거죽이 아프다거나 하질 않고
찌릿릿하는 전기적 충격..
고1때 고3들한테 집단적으로 불려가서 맞았습니다.
비공식적인 연례행사 비슷했던거 같기도 하고 그러네요.
어디 어스륵한 데로 끌려갈때 정말
심장이 벌릉벌릉 거리더군요.
엄청 쫄아가지고.. 아주 바싹 얼었더랬습니다. 다들.
차라리 맞고 나니까..
왜 그렇게 후련하고... 시원하고.. 별것도 아닌걸 그렇게 두려워했다는..
그런 생각이 들면서 .... 개운하고 .... 그러던지... ㅋㅋㅋㅋㅋ
한놈은 맞는중에 갈비뼈에 금이 갔다 그러는데.
다 맞고나서 그 선배들하고 축구를 했습니다..ㅋㅋㅋ
저녁 얻어먹고 술도 얻어먹고..
좋은곳에서 곱게 자란 사내아이들은
평생 경험해볼 기회없는...
그런 경험이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아마 그때를 전후해서 좀 과장스럽지만 소년은 청년으로 된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저도 많이 팼습니다.
때리고 맞다보면 그게..
사건은 하나다라고 얘기했던 그런 얘기 비슷한데..
내가 때리고 상대가 맞는 거지만
그것도 어떤 형태의 교감이거든요.
굉장히 일상적인거보다 더 깊은...
그래서 마음으로 가까워진 아이들도 있습니다.
때리고 맞다가...ㅋㅋㅋ
하여튼 그당시에 제가 물먹은 바로는
그런 폭력의 고리는 나쁜거고 청산되어야할 .. 그런거라고 보였습니다.
그래서 밑에 후배들이 맞는지 안맞는지 하는건... 많이 챙겼습니다.
그래서 결국 그 고리를 끊은거 같은데....
지금 생각하면 그냥 무의식적으로 어떤 집단적인 시류를 따른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과연 잘한짓이었는지는 저도 의문스럽고 그러네요.
배타고 와서 복학해서는..
과동기 한넘을 잡아 패서라도.. 어떻게 .. 해볼라고 했던적도 있습니다.
애가 좀 비실비실하고 영 자신감이 없고... 무기력하고 그랬거든요.
그때 약간 이해하지 못한다는 눈빛으로 무드라도 보고 있었고.. 뭐.. 등등해서
결국 그냥 보내줬습니다.ㅋㅋㅋ
뭔가 .. 내가 진짜 인간적인 호의를 가지고 그러는거였고..
내 속에서도 진짜로 열의라든가 기운이 받쳐주는 그런상태였기 때문에.
아마 단행했더라면... 조금이라도 성과가 있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뭔가 약한 껍데기가 깨어지고 그 밑에 보다 큰 모습을 조금이라도 자각하게 되는..
그런 효과 말이죠.
그 일 이후에 저는 그 친구가 저에게 고마워하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
뭐 특별히 고맙다는 말은 안해도...
근데 지금은 ...
이런 열의가 안납니다.
누가 이 비슷한 문제로 상담을 해오네요. 멜로.
옛날같으면 느낄때까지 잡아패고 밥사주고 술사주고..
그렇게 할텐데...
뭐 재수가 좋으면 그런 고마운 사람을 만나서
얻어맞고 밥얻어먹고 술얻어먹고.. 할 기회를 얻으면 좋겠지만.
백반형님 그런 얘기를 하는게 아닙니다.
걔는 생 양아치고.. 어디 걔가 얼굴에 인간적인 부분이 그리 있던가요.
아마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오해하기 딱 좋은 얘기같기도 합니다만...
뭐 하여튼 전 현재..
사람에 대해서 과거와 같은 그런 애정이 없습니다.
뭐 꼭 나만이 아니고 전부 다 그런거 같기도 하구요.
마음을 좀 나눠줄수는 있습니다만..
주먹은 줄수가 없어요.
근데 아마 마음만 받아서는
당장의 고통을 잠시 잊을수는 있을테지만
치유는 어려울겁니다.
옛날 얘깁니다. 지금처럼 인간적인 부분이 얄팍한 애들한테
그대로 적용시켜 생각하면 틀립니다.
마찬가지로 뒤집어서도 마찬가지고...
행위가 아니라 존재라고 하는... 그 얘기입니다....
꼬리말 쓰기
witch
허..참...때리고 맞는 관계에서 더욱 깊은 교감이 형성된다구요? 하..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한참을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사리님은 때리고 맞지 않고 전혀 폭력적이지 않은 가운데서 깊은 교감을 느껴본적은 단한번도 없나요? 궁금합니다. [2004/04/02]
사리
왜 없겠습니까.. 그냥 그것도 하나의 소통방법이 될수도 있다는 얘기였을뿐입니다..... 그리고 이건 남자들만의 얘기잖겠나 싶기도 합니다.. 대부분.. 그리고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체벌하는것도 그 비슷한 부분이 있었던거 같기도 합니다.. [2004/04/02]
witch
그나마 다행입니다. 님이 폭력에 관대적인건(?) 아마도 어렸을때부터 알게모르게 폭력에 길들여져서 아닌가 생각됩니다. 저 개인적으론 폭력을 싫어해서 누군가에게 맞아본적도 때려본적도 없습니다. 보다 성숙한 관계일수록 폭력을 개입시키지 않아도 됩니다. 한국인들은 어릴때부터 폭력에 너무 익숙해져버려서 [2004/04/02]
witch
어떤 섬세함을 쉽게 잃어버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모들은 툭하면 애들 패서 복종시키고..애들은 커서 툭하면 친구들 패고..남편은 욱하는 성질에 툭하면 마누라 패고..정치인들도 툭하면 유치한 몸싸움질이고..악순환의 고리가 이렇게 연결되는 것이죠. [2004/04/02]
witch
과연 서로에게 위해를 가하는 것이 얼마만큼의 관계개선에 효과가 있을지..실로 의문스럽습니다. 강한 충격이 아닌 잔잔한 애정으로 서로를 아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냥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2004/04/02]
사리
예를 들면, 폭력에 길든다라는 표현이.. 과연 실재하는 어떤 상황에 대한 기술(記述)인지..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상황을 그려내는 표현인지.. 좀더 깊이 따져들어가 보는.. 그런 자세가 어떤 지성인의 자세가 아닌가 싶습니다.. [2004/04/04]
witch
폭력에 길들여진다..라는건 물론 실제적인 상황입니다. 단적인 예로 살인자의 95% 정도가 어릴때 지속적으로 학대받았던 경험이 있던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정신의학계에서 입증된 것) 그리고 보통은 폭력을 많이 경험하고 자란 사람일수록 폭력을 그리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죠. 한마디로 폭력에 무뎌진달까 [2004/04/05]
witch
그 속에서 살아남으려는 그렇게 될수밖에 없겠죠. 그런게 인간의 적응능력이란 거니까요.. 특히 아동학대를 당한 사람들은 늘 분노와 두려움이 맘속에 잠재해 있는데 언제 어디서든 그런 감정이 한꺼번에 폭발할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아이들을 학대하는 경우가 많죠. 피해자가 가해자로 폭력이 답습되어 [2004/04/05]
witch
지는거죠. 지금 이 예는 좀 극단적인 경우지만..인간의 폭력에 대한 패턴이란 결국 그런 식으로 돌아가는 것이죠. 제가 아는 사람중에 어릴때 아버지한테 계속적으로 학대,구타를 당했던 사람이 있는데 성격 정말 안좋습니다.(^^;;) 늘 불안정하고 집착이 강하고 언행도 좀 폭력적이고 이중성이 강하죠. [2004/04/05]
witch
저는 그걸 말하고 싶었던 거구요, 순전히 객관적인 과학적 연구에 의해 입증된 것이기도 하지만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리님의 경우가 그렇다는건 아니구요(사실 사리님을 잘 모르니까).. 부디 감정적으로 기분 나빠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2004/04/05]
사리
얘기를 듣다보니 그런 경우가 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됩니다.. 그러고보니.. 제 주위에도 저런 경우가 있었구요.. 그럼에도 제가 볼때는 행위로서의 구타가 있었냐 없었냐 하는것 보다는 ... 그 부모가 폭력적인 사람인가 아니면 얼마나 비폭력적인 사람에 가까운가.. 하는게 중요하다고 보입니다. [2004/04/05]
사리
그리고 제 문맥에서는 분열된 마음(중생심) = 폭력 입니다.. 지두가 폭력.폭력하면서 얘기를 그렇게 끌고들어오는듯 하더군요.. 잘은 모르지만.. 별로 즐겨읽질 않아서.. [2004/04/05]
사리
폭력은 정말 거대한 주제이기도 합니다. 역사와 문화를 통해서 폭력은 계속 전승되어 오면서 더 농도가 짙어지구요.. 등등..... 그리고.. 살인자는 나쁘다. 살인자는 이러하다. 그러므로 이러한건 나쁘다.. 식의 그런 삼단논법도.. 그다지... 살인자가 혹 나쁘다고 하더라도 살인을 했다는 그 점이 나쁘다고 [2004/04/05]
사리
할수 있을뿐이고.. 인간존재 전반으로 볼때는 다른 사람과 과히 다를바 없으리라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물론 제가 살인자를 잘 아는건 아니고 딱 한사람 만나보았지만 말이죠. 10년 넘게 감옥생활한 사람도 배탈때 같이 생활해봤는데.. 일반사회인들 보다 오히려 더 순수한 부분이 있더군요.. [2004/04/05]
사리
그럼 누가 더 폭력적이냐.. 꼭 그렇다는건 아니고.. 확률분포적으로.. 세상에서 소위 성공한 또는 잘나가는.. 그런 부류가 더 폭력적입니다.. 돈이나.. 힘이나.. 그들이 갖는게 온당합니다.. 왜냐면 그들이 그걸 얻기위해서 바친 대가는 실로 엄청난것이기 때문입니다. 꼭 그렇다는게 아니라.. 대개가 그런거 같습니다. [2004/04/05]
사리
저같으면 그걸위해서 그런 대가를 지불할 수는 없거든요.. 그저 조금 복이 있는 만큼만 얻을수 있을뿐.... 그러니 세상은 공평합니다..다르마(法)는 평등합니다. 아직 완전히 소화된것은 아닌.. 아직은 알음알이인.. 그런 얘기였습니다. [2004/04/05]
사리
ㅋㅋㅋㅋ '사리 얘기' 게시판을 훑다보니까.. 272번에 '미친 개한텐 몽둥이가 약.'이라는 거의 동일한 제목에 내용도 거의 비슷한 얘기가 있었군요.. ㅋㅋㅋㅋㅋ.. 웃기네요... 어쩜 그리 똑같은 레파토린지.... ㅋㅋㅋㅋㅋ. [2004/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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