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휘원님의 글. [1] | sariputra | 2003/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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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꼭 이런 모양--제도나 국가...민족주의 등등--이 아니어도 되었겠지만... 나의 눈에 비친 세상은 이상하기만 하다. 서로 좋아하면서 서로 미워한다. 무언가 우리가 따로 배울 것은 없지만 먹고 살기 위하여 배워야만 한다. 그 배움은 사랑에 기초해 있지 않고 투쟁과 경쟁에 기초해 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사랑과 평화를 외친다. 국가나 민족이란 하나의 관념이지만...마치 실제하는 것으로들 생각한다. 서울이 있나? 하고 물어보면 다들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어디건 다 같은 지구의 한모퉁이에 불과하고 다 같은 땅덩어리일 뿐이다. 예전에 지두.크리슈나무르티가 지적한대로 지금은 관념이 너무나 깊게 인간들의 마음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난 수행을 한답시고 오랜 세월을 보냈지만 사실 내게는 따로 수행말고는 할일이 별로 없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이 한세상 살다 가는게 뭐가 그리 복잡할까...그저 입에 풀칠하다 때가 되면 가는게 인생 아니던가... 권력과 물질과 명예에의 욕망등은 그것을 가진자를 보므로서 가치가 없다는 것이 드러나고 질문과 궁금증은 그것을 만든 사람에게 답이 있음이 명백하다. 여러가지 번뇌는 온적이 있으므로 해서 갈 때가 있다. 태어난 것은 죽기 마련이고 생겨난 것은 사라지게 마련이다. 사람들은 종종 묻는다. "당신은 깨달았는가?" 나는 깨달은 자가 아니다. 어째서 그런 생각들을 할까... 나는 내 몸을 <보고 있다> 나는 생각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나는 생각이나 몸이 아니다. 눈이 눈을 볼 수 없고 손바닥이 손바닥을 감각할 수 없듯이 내가 나를 안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내가 나라고 알고 있는 것은 내가 아니다. 눈이 보는게 아니다. <눈을 통해서 본다> 보는자는 눈뒤에 있는 것일까? 생각을 알고 몸을 보는자는 이렇게 명백하건만 설명할 길이 없다. 이 보는자가 주시자인지 부처인지 나는 모르겠다. 하지만 무엇을 할 때든 있는 것만은 확실하고 그로 인하여 마음에 제동이 걸리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는 간섭없이 간섭하며, 이끄는 바 없이 이끈다. 위로 하는 바 없이 위로하고, 호통치는 바 없이 야단친다. 그는 항상 있다. 누군가가 내게 말했다. 자신은 진아의 토대 위에서 진아가 말을 한다고...나는 그냥 웃었다. 진아! 내가 알기로 진아는 결코 알려질 수 없다. 어떻게 상이 실제를 볼 수 있다는 말인가? 영상이 필름을 볼 수 있을까? 깨달음에 대한 모든 노력은 중단되어야만 한다. 하지만 이것은 그냥 흥청망청 살아도 된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노력의 중단은 노력의 극한에서 저절로 떨어져 나가야만 한다. 진리에 대한 논리나 말들은 궁극에 대한 개념을 가짐으로서 절정에 달할 수 있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진리에 대한 갈증은 사라지지 않는다. 만일 진리가 우리에게 알려질 수 있는 것이었다면 그것은 전해지며 퍼져서 누구나 부처가 되었으리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아서 그것은 알려질 수 없는 것이 명백하다. 알려진 것으로서 알려지지 않은 것을 집어 낼 수가 있을까? <진리>란 누구에게나 공통되어야만 하며...세월이 가도 변해서는 안된다. 그게 뭔가?라고 묻고 궁리해 봐야 다 소용이 없다. 말은 생각이며 생각은 마음이고 마음이 정신이다. <생각은 생각할 수 있는 것만 생각할 수 있고, 생각할 수 없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듣고 본것을 조합해서 나오는 것 뿐이다. 마음은 있지도 않은 것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 있으며...소위 육신통이라고 불리는 덧없는 현상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도 있다. 하지만 천리 밖을 보아서 무엇하랴... 남의 마음 속을 꿰뚫어서 무얼 하랴... 내 전생을 안다고 뭐가 달라질까... 이런 능력들은 단지 길을 가면서 나타나는 현상에 불과하다. 아주 외딴 곳에 있을적에 부산에서 보내는 불교방송과 라디오에서 나오는 여러가지를 들은 적이 있는데...나는 몸이 수신기로 변했나 하고 생각을 했었는데 나중에 그런 현상들이 수행에 방해가 되어서 지긋지긋해 했던 적이 있다. 이제 난 아무것도 하지않고 단지 일을 다니면서 편하게 살지만 아무것도 부럽지 않다. 아무 문제도 없다. 도대체 이게 제대로 된 길을 가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 나로서는 알길도 없고...궁금해 하지도 않는다. 아무런 방편도 행하지 않는다. 이렇게 살다 보면 언젠가는 갈테고 가면 그 뿐...생겨났으니 사라져 갈뿐. 이런 말이 이상하게 들릴 사람도 있을테지만 수행 즉 노력을 통해서 생각이 끊어질 수 있다. 생각을 끊고자 하는자가 생각이지만 그것은 스스로 자살이 가능하다. 방편을 행함의 극한에서 그것은 끊어질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인연이 없어서인지 그것은 그저 순간으로 끝이 나고 말았다. 그 때..... 하루에 대략...음...밥을 해서 먹는시간 한시간정도...잠을 자는 시간 두시간정도...그리고는 나머지 스무시간 정도를 앉아서 방편을 행하고 있었다. 하루종일 너무나 간절하게 매달렸는데...날마다 이상한 현상이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났다. 그렇게 대략 보름정도나 지났을까...새벽이었다. 생각이 끊어졌다. 물론 당시는 몰랐고 지나고서야 알았는데...아주 우스운 것이 아주 짧은 시간후에 마음이 즉 생각이 "끊어졌다! 끊어졌다!" 하면서 중얼대는 것이었다. 그로서 생각은 다시 이어졌고 나는 내 마음이 그렇게도 조잡한 구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느날이었다. 계곡에 그릇을 씻으러 가는데 갑자기 머리가 사라졌다. 몸이 저절로 걷고 있었다. 아무런 감각도 없었고...그런 이상한 일은 처음이어서 머리가 돌아 온 다음에 하루종일 어리둥절 했다. "그게 뭐지"하며 궁금해 했던 것이다. 후에 미친듯이 매달렸지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몇가지 현상이 일어났지만 그건 단지 덧없이 지나가는 현상이었다. 내가 글을 쓴는 기반은 경험도 약간...하지만 그 보다는 궁극의 개념을 바탕으로 한다. 궁극의 개념이 확고하게 자리하면 모 교수처럼 TV에서 그런 바보같은 소리를 하는 것은 면할 수 있다. 아무 소용 없는 것이지만 궁금증은 없앨 수 있다. 사이비 스승 노릇도 할 수 있다. 경험상 이것<궁극의 개념>이 자리를 확고히 할 때...스스로 깨달았다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이것은 수행을 한 마음과는 다르다. 가치가 없다. 영원한 것이 가치가 있는 것이겠지만 그건 내가 이루거나 내가 가질 수 있는게 아니다. <나>라는 것은 순간순간 생겨나는 것이기에...나의 본질이 <그것>이라고 여러 스승들이 말을 했지만 나는 나의 본질을 모른다. 위에서도 말을 했지만 그것은 내가 알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나는 종종 수행은 쓸데 없다, 해 보아야 소용이 없다는 말을 자주 한다. 하지만 그것은 내 입장에서 말하는 것일 뿐이다. 지금 난 목수일을 한다. 주위의 동료들이 말한다. "넌 어울리지 않게 말을 해!" 주변에 명상을 통해서 아는 사람들이 말한다. "당신이 노가다를 한다는게 왠지 어울리는 것 같지 않아!" 하지만 어려서부터 나를 알고 있던 사람들은 나를 이상하게 보지 않는다. 나의 이런 모습--명상수행을 하면서 목수일을 하는--을 몇년간 본 사람들도 나를 이상하게 보지 않는다. 명상을 하는 사람들은 책상에 앉아서 글이나 쓰는 고상한 일을 해야만 하는가... 몇몇 스님들이 그러하듯 설법이나 하고 점잔을 떨어야만 하나... 오래전에 여호와 증인의 교인들이나 대순진리회의 교인들...기독교의 목사들...스님들...등등과 논쟁을 벌인적이 많았는데...그 때마다 제일 싫어 했던 것이 그 가식적인 목소리였다. 아는가! 스님들의 염불소리와 목사들의 그 점잖은 목소리가 훈련된 목소리라는 것을...그것은 강원과 신학교에서 일정한 수련을 거쳐 만들어진 목소리들이다. 난 그런 목소리들이 싫었다. 그래서 말하곤 했다. "그냥 말하시요...목에 힘 빼고...그냥 평범하게 당신 식구를 대하듯이 말해요..." 그러면 그들은 당황하곤 했다. 이제 하고 싶은 말을 해야겠다. 사실 누군가와 쪽지를 주고 받아서 쓰게 되었다. 왜 글을 쓰는가...이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글을 왜 쓰는가... 내가 편해서 쓴다. 나 자신이 편하게 살기 때문에 이런 글을 쓴다...당신도 편하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글을 쓴다. 당신이 수행을 하는 사람이라면 아주 눈꼽만큼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글을 쓰는 것이다. 물론 나는 당신이 이런 글을 읽고는 반박의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빙긋이 웃기를 바란다. 또 다시 새로운 날 맞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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