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29 조회:13 날짜:2004/04/27 12:27
.. 그니까
성숙한다는게
모양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물론 모양이 바뀌면서 성숙해지는 양이 있긴 하지만..
모양이 바뀌었기 때문에 성숙이 생기는게 아니라는 얘깁니다.
잘 화도 안내게 되고 뭐 그런 마음의 변화양상 말입니다.
아무래도
그런 상태에 있으면 남들한테 더 멋지게 보이는건 있습니다만..
겉은 잘 영글게 보이는게 까보면 쭉쟁이인게 많습니다.
어디든 보면 점잖은 바보가 많아요.
아무래도 행태가 점잖으면 어디서
정(모난돌이 정맞는) 맞을 일이 잘 없으니까.
그냥 그 모양 굳굳이 지키게 되고..
그러다보니 세월만 가고 알맹이는 전혀 들어차지 않는 경우가 많은거 같습니다.
세상살이가 너무 널널합니다.
저 배탈때 .. 제가 타던 배에 끌어다놓으면
세상에서 쓰던 가식의 껍데기..
홀랑 다 부셔질수 있을텐데.. 하는 맘이 드는 일이 많았습니다.
왜냐면 그런 후까시인격을 가지고는 그 상황이 감당이 안되거든요.
그렇게 만만한 상황이 아니니까.
세상살이가 널널하다보니까 대충 멋져보이는 껍데기 둘러써도
그거 벗겨질만큼 어려운 상황이 잘 없으니까
그냥 주욱 쓰게되는거 같습니다.
뭔가 .. 진짜 가슴이 깊이있게 후덕한게 아니고
그냥 겉모습으로만 또는 그 깊이가 얕았던 후덕함정도로는
거기서는.. 그런 모습을 드러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 개후까시를 부릴정도로 상황이 널널하지 않거든요.
거기서 김경춘이란 형님이 기억나는데
힘든건 누구나 마찬가지일건데..
이분은 그 상황에서도 너그럽더군요.. 태도가..
대개 살벌해지거든요. 서로 힘들다보니까.
살벌하지야 않다고 하더라도 너그러움을 쉽게 드러낼수 있는 널널한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상황이 저렇다보니까
대개 특히 젊은 나이의 사람들이
깡패스러운 성격.모습으로 상황을 대처하는게
뭔가 유리한 그런게 있거든요.
뭔가 그래야 무시안당하고 ..
거기는 목소리 큰 놈이 장땡인 그런것도 있었으니까요.
그런 상황에서 어떤 저자세... 랄까.
조용한 성품같은거... 유지하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그런 성격을 쓰기에는 현실적으로 손해보는게 너무 많거든요.
저도 처음 반년은 조용한 성품으로 일관했습니다만
그건 에미죽은 그 어떤 죄스러움 때문이었고
이후에는 설설 머리를 들었습니다.
갑자기 깡패처럼 발닥 들은건 아니지만...
아마 당시에 그 배에서 제가 제일 힘이 셌을겁니다.
그게 바탕이 되었던거죠.
기관장님이 거기서 졸라 깨지고 욕먹는 위치에 있으셨는데
그분이 저를 자식처럼 생각해주시곤 했는데
제가 화를 벌컥 내면서 욕을 한적이 있던게 맘에 걸립니다.
물론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었으니까 그랬던 거지만..
그래도 앞뒤 정황이.
내가 평소에도 무시는 안하더라도 대단찮게 여기던게 있으니까
그렇게 했을테죠.
그거야 뭐 개인적인 얘기고....
여튼.
원래부터 사람됨이 좀 진실한 그런게 아니라면
대개 쓰고 있는 낯짝이
아주 얄팍한 .. 그런 것일 겁니다.
고생이라도 좀 했으면
그 낯짝이 금방 너덜너덜해지니까
그 안에 좀더 진실한 낯짝을 드러내게 됩니다.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이 캐릭터(낯짝)도
진짜는 아닙니다.
...
뭐가 진짜고 뭐는 가짜고 이런식이라기 보다는
양파껍질하고 비슷하다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좀더 안쪽의 껍질이 있고
좀더 바깥쪽의 껍질이 있고... 하는 식으로.
망상의 댓가가 괴로움이라는 얘기와 맥이 닿는 얘깁니다.
저렇게 말할수도 있잖을까 합니다.
인간의 순수함..선함.. 종자부터가 그런거 말이죠.
그게 그런거 아니겠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뭐 특별히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서야
자신의 진실을 지키는게 아니고
좀더 널널한 상황이더라도
그 상황에 부화뇌동하지 않고
자기 진실을 자기의 진실한 낯짝을 지켜가는 내부의 힘..
이 힘이 딸리니까
상황이 헐렁해지면
똥오줌 못가리고 부화뇌동했다가
다시 외부상황이 빡빡해져야
고생고생해가면서 자기의 진실한 낯짝을 되찾게 되는
코스를 밟게 되는거 같습니다.
듣는 사람이 스스로 어느정도에 이르른게 아니면
이런 얘기 들어봐야 걍 그럴싸한 얘기하는 걸로 들리고
실제적인 실상을 가감없이 얘기하는 것으로 생각되지 않을겁니다.
역시 답글이나 코멘트 받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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