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현실적인 어려움...
번호:471 글쓴이: 사리
조회:13 날짜:2004/03/12 10:28
.. 예를 들면 바퀴벌레와의 관계에서.... 그렇습니다.
언젠가는 한동안
바퀴벌레를 죽이거나 하지 못하고 잡아서 문밖에 내놓고.. 그렇게 했었던 적도 있습니다.
결과는 ......
바퀴벌레가 내가 버젓이 있어도 맘놓고 싸돌아 다니더군요.
책상이고 어디고간에...
그 뒤에는
생각을 달리해서 보이는 족족으로 잡아 죽였더니..
이제는 적어도 시야에는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바퀴벌레랑 사실상 밀고댕기는 관계에 있다는거죠.
이 공간을 두고서....
고양이가 있을적엔 보이는 족족 고양이가 잡아먹어서
바퀴벌레가 그땐 정말 보기힘들정도로.. 활동이 위축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긴장상태에 내가 있다는 얘깁니다.
여기서 내가 한걸음 뒤로 물러가면
바퀴벌레도 신사적으로 뒤로 한걸음 물러날까요?
어림없습니다. 그대로 한걸음 더 밀고들어옵니다.
내가 한걸음 밀면 그대로 한걸음 쟈들도 밀립니다.
대행스님의 말씀대로 하기 어려운게 바로 이러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이 방을 인간인 내가 살기 좋은 그런 환경으로 조성하고자 하는거고
바퀴벌레 입장에서는 마찬가지로 이 공간을 자기들이 휘젓고 다니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자 할겁니다.
그러니 이해가 상충하는거죠.
어설프게 낭만적인 생각으로
긴장을 늦췄다간 그대로 당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현실관계에서도 그렇지 않던가요?
바퀴벌레는 이 공간에 대해서 명백한 자기의 존재를 증거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나는 이 공간에 대해서 이것은 내것이 아니다라며
한걸음 두걸음 물러나면... 그래서 온천지가 바퀴벌레 소굴이 되면....
... 그게 과연 옳은 길일까요?
뭐 온통 바퀴벌레 만의 소굴은 되지 않을 겁니다.
아마도 다른 벌레들도 있고.. 하니까.. 그것들끼리의 견제와 균형에 의해
어느정도 조절이 되겠죠.
하지만 역시나 인간이 건강하게 거주할만한 공간은 되지 못할거라는 말입니다.
저 바퀴벌레하고
툭까놓고 만나서 대타협을 할수있는 경지가 아니고서야
안싸울수가 없지 않냐... 하는... 겁니다.
물론 그게 에고고 어리석은 욕망이고..등등으로
불리는 그런거라는거 압니다만......
존재계는 대체로 공백을 허용하지 않는거 같습니다.
한치도 거의 오차가 없는듯 하다는 얘깁니다.
어떤 긴장상황에서
한발 물러나면 고대로 한발 밀고 들어오는 겁니다.
이런고로
마치 방안에 고양이가 있어서
내가 직접 바퀴벌레와 밀고당기기 하지 않더라도
고양이가 그 역할을 대신해주듯이
누군가가 또는 무언가가
어느정도 자신을 지켜주는 환경이 아니라면
뒤로 한발 물러서는 그런 길을 나아갈수가 없습니다.
세상이 그레 낭만적이거나 녹녹하진 않거든요.
나하고 긴장관계를 가지는 바퀴벌레등이 없었으면 좋겠는데
없을수는 없습니다.
물론 좀더 좋은 집으로 이사가면
바퀴벌레가 없을수는 있겠지만
그러느라고 다른 더 큰 긴장관계가 생겨날테죠.
뭔가 이런부분은 엔트로피법칙스럽달까요.
그러하니까요/.
어느 이야기에서
수행자에게 경전이 있는데
경전을 쥐가 파먹으니까 대책으로 고양일 데려다 놓았는데
고양일 먹여야하니까 우유를 짤수있는 암소가 필요하게 되었고
암소가 생기니까.. 암소를 관리해줄 마누라가 필요하게 되었고....
......
.......
이런 얘기가 있듯이 뭔가 좀 엔트로피적인 면이 있더란 말이죠.
아마 이를 두고 유위법이라고
일컫는거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유위법... 억지로 뭘 행하면 일이 자꾸만 커진다는 .. 아마 그런 얘기려니 하면 말이죠.
그럼 바퀴벌레와의 긴장관계에서 대책이 뭐냐...
구체적인 대책따위는 없습니다.
어떠한 구체적인 행위규정도 유위법일수 밖에 없는거고..
당연히 일만 더 크게 키웁니다.
애초에 대책따위를 기대조차 하질 말아야 합니다.
그런따위가 있으리라고 생각하는거부터가 오산이라는 .... 얘기죠.
무위법이란 용어가 정확히 그런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여튼 그렇다고 치고..
바퀴벌레를 밀어내려고도 .. 바퀴벌레에게 밀려버리려고도 하지 않으면 됩니다.
밀던 밀리던 그런걸 생각으로 문제를 삼으니까 문제가 되는거란 얘깁니다.
그렇다고 생각이 문제니까 생각을 하지 말아야한다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하나마나 한소리로
이해가 변형을 일으킨다...
대충 그런걸 어떤 종지로 삼고있는겁니다.
아직은 대굴빡이 덜 뚫려서
간혹 생각이 막히는 경우도 있고 .. 또는 그 대굴빡이 뚫린바가 좁아서
바른 지혜에 이르는데 시간이나 등등이 한참 걸린다거나.... 하는...
그러한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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