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했던 얘긴가 안했던 얘긴가 모르겠는데 [9] | 2003/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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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드라한테 했던 얘기긴 한데 게시판에는 했던 얘긴가 모르겠네요. 아마 안했던 얘기 같습니다. 어.. 항상 그런 식으로 이루어지는거 같더라구요. 대략.. 예를 들어 기타를 첨 배웁니다. 코드잡는거가 서툽니다. 오른손으로 기타를 치는 주법도 서툽니다. 그러니 좀 치는게 자신이 없고 힘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익숙해집니다. 이제는 코드잡는 것도 능숙하고 주법도 능숙합니다. 어느정도 자신도 붙습니다. 그럴때 자신의 능숙함을 과시하는 양상으로 행태가 나타납니다. 힘을 실을줄 알게 되는 거죠. 드디어 강력함을 표현할수 있게 되는 겁니다. 뭐든지 이런 양상을 띈다는 얘깁니다. 그러다 좀더 깊이 들어가면 부드러움을 표현하는게 새로운 목표로 떠오릅니다. 에릭클랩튼처럼 슬로우핸드가 되는거죠. 강력함을 표현하는건 이제 식상해지고 이제 얼마나 느낌을 연주에 실을수 있는가가 관건이 되는 겁니다. 대략 이런 순서를 지닙니다. 자전거를 배우는 거든, 악기 연주를 배우는 거든 여하간 뭐가 되었던간에 그 배우는 것을 표현도구라고 보는 겁니다. 표현도구를 능숙하게 다루게 되는게 첫번째 단계입니다. 그러다가 표현도구에 어느정도 능숙해지면 이제 드디어 열정이나 분노같은 힘을 실을수 있습니다. 과격함을 표현할수 있게 되는거죠. 그러다가 더 나아가면 부드러움을 표현할수 있게 됩니다. 그 표현도구가 학문일때도 마찬가집니다. 첨엔 용어라든가 개념등의 표현도구에 익숙해지는 단계를 거쳐서 드디어 능숙해지면 말빨이 섭니다. 더 깊이 들어가면 말빨이 어눌해집니다. 사용하는 어휘도 더이상 전문용어가 아니고 일상용어로 대치됩니다. 피아노를 예로 들어본다면 건반에 익숙해져서 능숙하고 빠르게 건반위를 달릴수 있는 능력을 갖게되는 단계까지가 기술자의 영역이라고 할수 있겠습니다. 그 단계를 넘어서 건반에 마음을 실을수 있는 단계부터가 예술가의 영역이라고 볼수 있겠구요. 그 이상의 영역도 있을수는 있지만 대개 서양의 것들에서 그 이상의 것은 발견되지 않습니다. 대개 서양의 것들은 기술자의 영역에 머물고 있는게 많습니다. 티비에서 춤추는 아저씨가 나온적이 있는데 한국춤. 죽을 때가 멀지 않은 늙은 아저씨였는데 이제야 춤맛을 알겠다고 하던데 춤추는 거 좀 보니까 이거구나 싶더군요. 몸을 움직여서 저런 느낌을 표현할수 있다는게.. 깊이.... 깊이를 말하는거죠. 무술. 무예. 무도. 아무말이나 막쓰지만 술과 예와 도는 격이 다른겁니다. 기술자의 영역이 술이고 예는 마음을 담는 경지고 도는 존재를 드러내는 경지라고 말하면 될까요. 날카로운 분석, 합리적인 사고, 자신만만함, 등등이 내 대가리의 모습이었습니다. 이래서야 아직 기술의 단계에 있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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