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e sakura (2003-06-25 07:25:54, Hit : 79, Vote : 0)
Subject
지하철에서 만난 어떤신사. (부제: 숙녀체험-_-)
비는 구질구질 내리고 어깨엔 가방, 양손에는 짐보따리가 하나씩 들려있고
귀차니즘이 압빡해, 택시를 타려고 했더니 도로는 꽉꽉 막혀 정체되어 있고
에잇 그냥 지하철 타자~
역시 지하철은 러시아워가 아닌데도 빈자리가 없다.
빈자리가 저멀리 나도 후다닥 가서 앉을 주변머리도 못되고;;;
올리고 내리는거 번거로워 귀찮지만 (귀차니즘 만쉐~ ioi)
그래야지뭐.. 까치발로, 어영~~차!
그때! 옆에 있던 웬~ 흑기사(?)가 내손에서 짐을 빼앗아 뻔~쩍 들어 올려준다. 발치에 있던 나머지 보따리도 버언~쩍!
그리고 혹시 떨어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지 선반안쪽으로 야무지게 정리해주기 까지 한다.
'아 괜찮은데..나혼자 다~ 할수있는데..고맙다는 인사하기도 귀찮은데..쫍..'
그러나 돌아보며
"(생글생글)고맙습니다^^"
허억!!!
그 웬~흑기사는 그냥 할아버지도 아니고 호호할아버지 였따!!;;;
할아버지는 약간 수줍게 미소지으며 살짝 고개만 끄덕이는 정도(있다 그런게. 오바하지 않는 어떤..좌우당간 있다!)
그런데..할아버지 표정이 참..
콧구멍을 약간 벌렁거리며 입을 씰룩거리며..;;;
연약한 숙녀를(나야나! ㅡㅡv)도와주었다는 어떤 뿌듯함을 순간포착 할수있었다. 그 표정으로 봐서는 무쇠라도 내손에 있으면 10개는 더 들어올려줄 표정이였다고나 할까~
그렇게 얼마간 가다가 바로앞에 자리가 하나났다. 난 당연히 가만 서있었지.
할아버지가 앉을 생각을 안하길래 살짝 쳐다보았더니..마치 내가 돌아보길 기다렸다는듯이(정말 그랬다)
미소를 지으며(아까 그 살인미소ㅡㅡ;;;) 조용한 손짓으로 앉으라는 시늉을 한다. 난감했다 (왜 이럴땐 가방부터 던지고 달려온다는 그 전설의 부처님빠마 아즘마도 안나타나는고야~~)
"아니..전 괜찮아요..앉으세요^^;;;"
여전히 미소만 지으며 나더러 자꾸 앉으라는 손짓을 한다.
할아버지는 결코 많은말을 하지 않는다. 조용한 손짓과 예의 그 살인미소로 모든걸 제압한다;;;
"그럼..감사합니다"('연약한 숙녀'에게 자리를 양보해 주셔서 ㅜㅜv)
할수없이 앉았다.
살짝 보았더니 할아버지는 내앞에서 어두운 창밖만 보고있다.
아까 그 콧구멍 벌렁~ 입술 씰룩~
할아버지 덕분에 어쨌튼 즐거운 하루였다~
상황설명을 내가 잘 표현못해 그런데
정말 그 표정이란..나중엔 웃음을 참느라 내 콧구멍이 다 벌렁~
하여간 정말 귀여운^^;; 할아버지 였다~
하하하하 하여간 남자들이란~~^^;;;;;;;
++++++++++++++++
웃기다.
다 늙어서 저게 뭔 추태.
어린 계집아이한테 귀엽다는 소리나 듣고..
윗글에서 하려던 얘기와 맥이 닿는것같아서 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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